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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함께 그려내는 삶의 연주 "우리들의 블루스"

by joli jeje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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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함께 그려내는 삶의 연주  "우리들의 블루스" 연주한 등장인물 

"우리들의 블루스"는 TvN 사의 2022년 작품이다. 대한민국의 내놓라 하는 수많은 연기자들의 연주 같은 드라마이며 삶의 시작부터, 절정, 그리고 끝자락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다. 사십 대 초반, 트럭 만물상 이동석 역할은 이병헌이 맡았다.> 제주 태생. 엄마 집이 있지만 가지 않고, 트럭 하나에 의지해 야채며 살림살이 등을 되는대로 싣고 제주 인근 흩어진 섬들을 오가며 섬사람들에게 장사해 먹고, 잠도 트럭에서 잔다. 남들은 그를 두고 태생이 거친 놈이라 하지만, 모르는 소리, 그 역시 남들처럼 평화롭고 싶었고, 깔깔대고 웃고 싶었고 해맑게 장난치고 싶었고 행복하고 싶었다. 가난에 떠밀려 누나 동희가 해녀가 되어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바다에서 죽지만 않았어도, 배꾼인 아버지가 파도에 휩쓸려 죽자 엄마(옥동)가 기다렸다는 듯이 아버지 친구인 선주에게 재가만 안 했더라도, 자신을 그지 새끼라고 부르는 이복형제들에게 허구한 날 죽게 맞지만 않았어도, 지켜주고 싶었던 첫사랑 그 계집애(선아)가 내 순정을 열일곱 그때, 서른둘 그때, 두 번씩이나 짓밟아 버리지만 않았어도.. 과연, 내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일까? (은희, 인권, 호식은 그가 선아 이후 두어 명의 여자를 만났던 걸 아는지라, 이 말에 쉽게 수긍 안 하고, 핑계라 여기지만, 어쨌든, 그는 그리 생각한다) 새아버지의 집을 털어 서울에 왔으면, 잘돼야 했으련만, 그는 하는 일마다 안 됐다. 섣불리 시작한 고물상도 망하고, 택시 기사 면허를 사려다 사기당하고. 다시 선아를 만나 상처받고, 그리고 다시 제주. 한데, 날 처참하고도 초라하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짓밟고 떠난 그 계집애가, 나보다 더 처참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내 구역, 제주 앞바다에 다시 나타났다. 콱! 내가 당했듯 밟아줘 볼까?  <서울태생 주부 민선아 역할은 신민아가 맡았다.> 말수 적고 차분하다. 태훈은 그녀의 웃음이 이뻐 반했다지만, 자신은 모르겠다. 어려선 웃음이 애교가 많았던 것도 같다. 엄마가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자신을 버리기 전까지는. 일곱 살, 유치원을 마치고 나온 선아를 엄마가 다짜고짜 차에 태워 아빠에게 간다고 했다. 선아는 그렇게 엄마에게 버려졌다. 아빠는 이후 선아와 살아보려고 애썼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다 아버지 고향인 제주 삼촌네로 갔다. 재기할 사업 자금을 달라는 아버지, 더는 줄 돈 없다는 큰삼촌은 매일 다퉜다. 선아는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그때 들락거린 오락실에서 동석을 만났다. 거칠지만 그래도 제법 착한 동네 오빠. 죽음이 뭔지도 모르면서 죽고 싶었던 시절 선아에게 동석은 작은 의지처였다)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회사 동기로 만난 태훈과 사오 년을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다 결혼하고 아들(김 열, 5살)을 낳았지만, 헤어졌다. 그녀는 미련 없었다. 근데, 태훈이 아이는 시어머니와 자신이 키우겠다고 했다. 나에겐 열이만이 전분데, 이제 난 어디로 가야 하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 <동석의 엄마인 강옥동 역할은 김혜자가 맡았다.> 칠십 중반, 작은 밭에 이런저런 고추, 감자, 깨농사 등등을 지어서, 오일장에 내다 판다, 동석의 엄마, 남들이 벙어리라 할 만큼 말수 적고(혼자선 자주 구시렁대지만), 투박하고, 감정 없는 사람처럼 무뚝뚝하며, 그저 일만 한다. 남들 눈엔 순해 보여도, 동석에겐 살갑지도 그다지 순하지도 않다. 목포 태생. 뱃일하는 엄마 아버지를 열 살 때 집에 화재가 나 잃고, 동생과 단둘이 남의 집 일이나 식당 일을 하며 살다(동생은 목포서 살다, 몇 달 전 암으로 죽었다. 죽기 전 그렇게 언니 옥동을 찾았다는데, 글 모르고 길 모르는 옥동은 갈 엄두가 안 났다. 그리고 부고를 들었다), 동네 사람이 막일하는 동석 아버질 소개해 줘 제주로 시집와 살다 태풍에 남편이 죽었다. 이후, 물이 무섭다는 딸년을(자신도 무서워, 그동안은 밭일만 했는데) 끌고 바다로 들어가 함께 해녀가 됐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근데, 이게 또 무슨 일, 딸년도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 남편 죽인 바다는 안 무섭더니, 딸년 죽인 바다는 정이 떨어졌다. 어떻게 살지? 거친 동석이 저 새낀 어찌 키우지, 그때였다. 더는 삶에 자신이 없어진 건. 그래서, 남편의 친구 박선주가 같이 살자는 말에 덥석 그러자 했다. 그와 산 단 건 첩이 된 단 거고, 그의 병든 아내 수발(거의 식물인간)을 해야 한단 거고, 남의 자식을 내 자식처럼 키워야 한단 거고, 동네에서 남편 친구와 붙어먹는단 소릴 들어야 한단 거였지만, 마다하지 않았다. 동석일 키울 수 있고, 다시 바다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됐다. 근데, 아들 동석이가 시비를 걸어온다. 제 인생이 엿 같고 지랄 같은 건 다 엄마 때문이라나. 옥동은 개의치 않았다.

작가님.. 왜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그려내고 싶었나요?

이 드라마는 삶을 살아가는 삶 자체를 행복할 수 있다고 응원하는 드라마이다. 행복하고 응원받아야 할 삶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버거울 수 있음을 더 잘 알기에 모든 이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은 거다. 하나뿐인 아들(동석)과 살가운 말 한마디 섞지 못하는 일흔 중반의 옥동, 가진 것이라곤 달랑 만물상 트럭 하나와 모난 성깔뿐인 마흔 초반 솔로인 동석과 남편은 물론 자식 셋을 먼저 보내고, 오래 산 게 분명한 죄라는 걸 증명하는 일흔 초반 춘희, 하루 이십 시간 생선 대가리를 치고 내장을 걷어내  평생 형제들 뒷바라지하고도 기껏 생색낸다는 말을 듣는 오십 줄의 싱글 은희,  이혼을 당하고 맨몸으로 고향 제주에 돌아온 선아, 가난한 집안에서 홀로 잘나 대학을 나왔지만 그래 봤자 월급쟁이 인생에 골프선수 꿈꾸는 능력 좋은 딸이 있지만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고 다리가 꺾인 기러기 아빠 한수,  해녀로 물질하며 깡 좋아 먹고사는 것은 두려울 것 없지만 무슨 사연인지 누구와도 깊게 사귀려 하지 않는 영옥과 큰 욕심 없이 남들 다 서울로 갈 때도 고향 제주와 가족들 지키겠다며 선뜻 배꾼으로 남아 고작 욕심이라곤 사랑하는 여자와 제주 이 바닷가에서 단둘이 오손도손 소박한 신혼을 꿈꾼 게 전부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은 정준에게도, 이 지긋지긋한 제주와 삼촌들(아저씨, 아줌마들이 제주말로는 다 삼촌),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서울로 대학 가려다 덜컥 발목을 잡혀버린 영주와 현이에게도, 자식 잘못 키웠다 욕하는 남들은 그렇다 치자, 죽자 사자 키워 놓은 자식에게 마저도 '아버지가 해준 게 뭐 있냐? 이제부터 내 인생 간섭 마라!' 온갖 악담을 듣고 무너지는 아버지들 방호식과 전인권은 물론, 부모 형제 남편 자식에게까지 맘 적으로 버려지고 오갈 데 없어 죽고 싶은 맘으로 마지막 실오라기 라도 붙잡듯 찾아온 베프(미란의 입장에선) 은희에게 위로는커녕 상처를 받은 미란과 어느 날 아무 영문도 모르고 엄마와 아빠를 떠나 낯선 제주 할머니 집에 떨궈진 여섯 살  은기까지. 작가는 무너지지 마라,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었다. 따뜻한 제주, 생동감 넘치는 제주 오일장,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14명의 시고 달고 쓰고 떫은 인생 이야기를 옴니버스라는 압축된 포맷에 서정적이고도 애잔하게, 때론 신나고 시원하고 세련되게, 전하려 한다. 여러 편의 영화를 이어 보는 것 같은 재미에, 뭉클한 감동까지 욕심 내본다.

자세히 모를 뿐 우리 모두는 살면서 찐한 블루스를 추는 느낌이다.

엄청난 출연진에 저 드라마는 뭐지??라고 보기 시작했던 드라마이다. 정말 가슴에 울리는 전개와 스토리 연기력은 뭐라고 설명하기가 힘들다.  드라마를 볼 때 가장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느낄 때다. 모두가 주인공 같은 느낌, 우리들의 블루스가 그랬다. 슬픔이 그냥 슬픈 게 아기고 가슴을 저민다. 우리의 삶은 매번 힘들지만 또한 작은 일들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갈 만한 일들이 일어나며 살아진다. 기획의도대로 여러 편 영화에 재미에 뭉클한 감동이 이어졌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춘희의 손녀 은기가 말하는 백 개의 딸이 뜨는 장면이다. 춘희의 아들 만수는 항상 자기 딸에게 말한다. '제주도 바다에는 달님이 백 개씩 뜬다? 엄청 멋있는데! 너 진짜 그거 보러 안 갈래?' 은기는 다짐한다. 달님 하나도 이쁜데 백 개의 달님이라니! 그럼 소원도 백 개가 이뤄질 거니  볼러 갈 거라고,, 순수하기만 한 저 대화를 진짜 드라마에서 그려냈다. 정말 깜짝 놀랐고, 진짜 달이 100개인 것처럼 느껴졌다. 믿지 못할 일이지만 그냥 해보는 거야 마음으로 온 동네 사람들이 하면서 불가능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었다. 세상은 그런 일들이 모여지면서 살 만한 세상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연출을 만들어낸 제작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드라만 현실과 달라야 한다.!!' 그런 희망이라도 봐야 세상이 살 만하지 않을까? 한   꼭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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